무언가에 이끌리듯 지나온 7년의 세월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영화를 열린 기독교 신앙의 관점으로 수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하여, 그 결과 이 시대 문화의 은근한 가르침인 혐오와 배제를 극복해 가는 하나의 연대로 기획했던 이 작은 축제가 벌써 7회를 맞이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게 기독교 영화 맞나' 질문하셨습니다. 반드시 교회와 예배, 성경 말씀이 등장하는 영화만 기독교(그리스도교) 영화인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우리는 그 영화에서 넉넉히 복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성으로 계몽된 시대에 태어나 살아가는 우리는 신화와 상상의 세계에 대한 경험이 부재합니다. 지금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현재가 신화와 자연에서 멀어진 과학과 이성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기적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가능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기적 자체를 믿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그런 믿음을 보기 어렵다고 하셨지요. 라인홀드 니버의 말대로 기독교 신앙에서 상상력의 부재는 죄악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영화제는 표면적 신앙 이면의 '남겨진 것', '상상으로써만 보이는 것', '계몽적 신앙의 그림자'에 주목해 왔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오늘날 힘을 잃어가는 기독교 신앙의 희망인지도 모르기에 말이죠.
이번에는 아쉽게도 상영작과 기간을 줄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알차고 밀도있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고 진실이라 가르치는 유물론과 자본주의의 외침 속에, 다른 것을 보고, 다르게 살고자 애쓰는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각자가 발견한 복음의 메시지를 풍성하게 나눌 수 있는 도모의 축제에 다시 한 번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최규창
이사장 / 호성로고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