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작
마지막 야구경기
Eephus
카슨 룬드 | 프랑스, 미국 | 2024 | 99min | Color | Fiction
10월의 어느 일요일, 사회인 야구팀인 리버독스와 애들러스의 선수들이 하나 둘 ‘솔저스 필드’ 경기장에 들어선다. 그 자리에 곧 새 중학교가 들어서게 되므로 이날의 경기는 그들에게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오전에 시작된 경기가 정오를 지나 황혼에 이르고 심야 시간이 되도록 끝나지 않은 중에 심판은 야근수당이 없다며 떠나버리고, 아이를 재우러, 또는 조카의 세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선수가 사라지는가 하면 30년 전에 투수였다는 노익장이 나타나 술 취한 투수 대신 마운드에 서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칫 동네 아저씨들의 친목모임처럼 보이는 이 허술한 경기가 빛이 나는 것은 박진감 넘치는 승부나 역전의 드라마 때문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많지 않은 관중들과 응원석의 가족들, 그리고 선수들이 나누는 시시콜콜 심드렁한 대화의 편린들 때문이다. (최은)